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명품 브랜드 ‘펜디(Fendi)’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했던 ‘패션 전설’ 카를라 펜디가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펜디의 역사는 1925년 에두아르도 펜디와 아델 펜디 부부가 로마의 비아 델 플레비치노 거리에 핸드백 숍이자 모피 원크샵으로 첫번째 부티크를 열면서 시작됐다. 펜디의 모피 사업은 1930~1940년대 사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로마에서 펜디라는 이름의 명성을 얻게 됐다.

이후 1946년 2세대라고 할 수 있는 에두아르도와 아델의 다설 딸들인 파올라, 안나, 프랑카, 카를라, 알다가 기업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카를라 펜디 역시 자신의 부모가 시작한 가죽과 모피를 파는 작은 가게에 합류했고, 1964년 5명의 자매들과 함께 로마에 첫 펜디 매장의 문을 열었다. 펜디의 부흥 시기인 이때 다섯 딸들은 새로운 피혁, 모피 제품을 개발하면서 브랜드를 키워 나갔다.

다른 자매들이 주로 디자인 등 제작 업무를 맡은 반면, 카를라 펜디는 홍보와 마케팅 분야를 담당하며 펜디를 국제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특히 펜디는 1965년 독일의 혁신적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를 영입하며 여성복 제품들을 강화함으로써 급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카를라 펜디의 효과적인 홍보에 힘입어 1960년대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데 일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후 1999년 펜디가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매각될 때까지 브랜드 성공을 위해 계속 노력해왔다.

또 LVMH로 매각 이후에도 펜디의 종신 명예회장직을 유지해온 카를라 펜디는 2007년 카를라 펜디 재단을 설립, 매년 여름 움브리아 주 스폴레토에서 열리는 축제와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후원하는 등 이탈리아 문화유산의 지원에도 앞장서왔다.

이렇게 ‘패션 전설’로 불리며 이탈리아 명품업체 펜디를 이끈 카를라 펜디 명예회장이 폐 합병증으로 투병해 오다 19일(현지시간) 로마에 위치한 자택에서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펜디 측은 카를라 펜디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그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의 원천이었고, 헌신과 근로 문화, 미적 감수성의 본보기였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