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AI(조류인플루엔자) 조짐이 심상치 않고,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닭을 키우는 양계 농부는 AI 우려로, 치킨을 즐기는 소비자는 2만원을 육박하는 치킨 가격 인상에 마음이 편치 않고 또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의 추행에 편치 않습니다.

치킨 마니아들은 치킨을 ‘치느님’이니, ‘1인 1닭’이니 하면서 치킨에 대한 일편담심을 보이며, 또 혼자서 치킨 한 마리는 거뜬히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불타는 금요일을 뜻하는 ‘불금’을 아예 ‘치킨데이’라 할 정도라 합니다. 20대인 두 아들 녀석을 보면 이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이 치느님 중 가장 소비가 많은 치킨은 아마도 ‘프라이드치킨(Fried Chicken)’일 겁니다. 생닭에 튀김가루를 살짝 입혀 바싹하게 튀겨낸 프라이드치킨,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뿐 아니라,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점에도 이 프라이드치킨은 비교적 인기 있는 메뉴에 듭니다.

프라이드치킨의 유래는 미국의 흑인 노예들의 생활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정통 미국 남부식 닭고기 요리법은 오븐에 굽는 ‘로스트 치킨(Roast Chicken)’이었답니다. 당시 백인 농장 주인들은 닭을 오븐에 구워 먹었는데요. 이때 살이 많은 닭의 몸통과 다리는 먹었으나 살이 별로 없는 닭의 날개, 닭의 목, 닭발 등은 버렸답니다. 흑인 노예들이 이를 가져다가 오븐에 굽지 않고 기름에 튀겨서 먹었죠. 대부분의 흑인 노예들은 오븐이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프라이드치킨은 고단백 고열량 음식이라 고된 힘든 노동을 하는 그들에게 좋은 보양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햄버거의 유래입니다. 하나의 스토리는 13세기 칭기즈 칸이 몽골제국의 기마병을 이끌고 유라시아 대륙을 정벌할 때, 먹고 남은 양고기를 납작한 패티로 만들어 말과 안장 사이에 넣고 다니면서 말 위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햄버거였답니다.

다른 스토리로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프랭크와 찰스 멘체스 형제가 돼지고기 패티로 만든 샌드위치를 만들어 박람회에서 판매했는데, 1885년 뉴욕 주의 햄버그(Hamburg)에서 열린 박람회 참가 중 재료가 소진되어 쇠고기 패티를 만들어 빵 사이에 넣어 팔았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그 박람회 장소였던 햄버그에서 햄버거라는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샌드위치의 유래는 잘 알려졌듯이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 스토리가 있습니다. 백작은 워낙 도박을 좋아해 식사할 시간도 없어 빵에 야채와 고기를 끼워 먹던 데서 유래했답니다.

도넛은 16세기 네덜란드에서 축제에서 시작되었죠. 처음엔 기름과자(Oil Cake)라 했는데, 도우넛(Doughnut)이라 부른 것은 밀가루 반죽인 도우(Dough)를 튀기면 색깔이 견과류(Nut)처럼 생겨 도우넛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도넛(Donut)으로 되었죠.

프라이드치킨, 햄버거, 샌드위치, 도넛이 나름대로 힘겨운 생계와 당시 생활 속에서 탄생한 우여곡절 제품 스토리라면, 도넛 브랜드로 유명한 던킨도너츠(DUKIN DONUTS)는 실수로 탄생한 절묘한 브랜드 스토리입니다. 이 던킨도너츠 브랜드는 어떻게 해서 생겼을까요?

던킨도너츠의 던킨은 ‘Dunk In’으로 ‘빠뜨리다’란 뜻입니다. 미국 여배우 메이 머레이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도넛을 먹다가 그만 커피에 빠뜨렸는데 그 도넛 맛이 환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던킨도너츠, 즉 커피에 빠뜨린 도넛이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던킨도너츠의 TV CF에서는 ‘커피 & 도넛’만 주야장천 외쳤던 겁니다.

▲ 던킨도너츠 이미지 _ 출처 : 던킨도너츠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