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새 정부의 대표적인 ‘탕평 인사 사례’로 손꼽힌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며 예산 분야 전문가로 활약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정부 전체의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보수 정권의 재정 전문가였지만 문재인 정부와도 크게 엇박자를 내지 않는 인사로 지목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 2013년 1월 당시에는 협동조합법의 긍정적 역할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김 차관은  협동조합법에 대해 "일자리와 복지, 경제활성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이라고 논평하며 사회적 경제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또 기획재정부 차관 당시 국민 경제와 밀접한 일자리, 사회간접자본, 서민생활안정 사업 간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애썼던 것도 ‘일자리 대책’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전체 경제 시스템을 통화 정책 위주로 통제했던 고전적 관점을 넘어 저금리, 저물가 국면에서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혁신적 정책 운용 방침도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기획재정부 장관 인선 발표 후 과천시 별양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 실현을 위한 추경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비과세 축소,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등 점진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수단에서부터 확대 재정까지 다양한 시도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또 김 내정자는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이 실제로는 23%에 달해 비상 상황”이라며 일자리 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내에서 예산, 재정통으로 통하지만 금융 분야 현안도 내 놓았다. 현재 경색된 외교관계로 인해 재논의가 중단된 한일 간 통화스왑, 또 중국과의 통화 스왑(오는 10월 만료 예정) 등에 대해 언급하며 최대한 기간을 연장해 금융 안전망을 공고히 할 뜻을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김 내정자의 인선에 대해 ‘보수와 혁신의 양손잡이 경영을 기대할만 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조윤제 유럽연합 특사 등 새 정부 경제 브레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윤형 한국외국어대 상경대학 명예교수는 김동연 내정자의 인선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김 명예교수는 “유능함과 조직 운영 능력을 동시에 고려한 100점 짜리 탕평 인사”라고 평가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전직 경제부총리도 김 내정자 인선에 기대감을 제시하며 “미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의 예산, 정책 사례에 밝고 금융 분야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견해를 최대한 경청하려는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인사는 김 내정자가 국무조정실장과 아주대 총장을 역임하며 조직 혁신을 주도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재정정책의 적절한 활용과 공공부문 비효율성 극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현재 국면을 슬기롭게 잘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