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최근 연달아 나오는 불안한 조짐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적자 규모에 대한 우려 차원을 넘어 현 상황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 존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과연 쿠팡에게는 지금까지 어떤 위기의 조짐들이 있었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계속된 우려와 논란, 또 논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2015년 마이너스 5470억원 그리고 2016년 마이너스 5650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련의 손실액은 주력 서비스인 로켓배송 운영에 대한 투자로 인한 ‘계획된 적자’라고 쿠팡 측은 설명한다.

김범석 대표가 직접 나와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로켓배송은 실제로 쿠팡이라는 브랜드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혁신적 시도였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현재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투자받은 1조원(10억 달러)는 산술적으로 고갈이 됐다. 단순 계산으로 2015년, 2016년의 영업손실을 합치면 1조원(1조1120억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쿠팡의 매출은 1조1338억원에서 1조9159억원으로 전년대비 68.8% 증가했다. 어쨌든 손실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는 것이며, 경쟁사들과 판매하는 상품 카테고리가 큰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는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한 근거는 바로 트래픽과 매출의 괴리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의 쇼핑서비스 제휴를 중단했다. 여기에는 쿠팡의 고객들은 검색이 아닌 모바일이나 전용 앱을 통해 유입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계산이 들어가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쿠팡의 매출은 네이버를 떠난 직후인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매출이 오히려 약 10% 증가했다. 이것은 쿠팡에는 직접 트래픽(유입자 수)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코리안클릭이 조사한 소셜커머스 3사(쿠팡·위메프·티몬)의 온라인 유입자 수 추이를 보면 2015년 5월 유입자 수(PC+모바일) 1814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16년 11월까지 당해 매출처럼 그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사례는 없었다. 일련의 추이들을 확인한 업계의 몇몇 전문가들은 쿠팡의 매출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확산됐던 성과제 평가에 대한 현직 쿠팡맨들의 불만 표출, ‘파업 루머’ 논란이 불거진 원인으로는 쿠팡의 불안정한 자본상태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쿠팡의 위기, 온라인 마켓 업계에 득될 것 없다  

쿠팡의 위기는 단순히 한 업체의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쿠팡이 망한다고 해서 주변 온라인 마켓 업체들이 그에 상응하는 반사이익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소셜커머스라는 업계의 상징적인 브랜드였던 쿠팡이 잘못되면, 온라인 마켓 전체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변해 외부 자본의 투자유치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온라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마켓은 서로 간의 적절한 견제를 통해 그들만의 혁신을 추구하면서 성장했다. 쿠팡과 같이 업계를 대표하던 업체가 잘못되는 것은 동종업계에 전혀 득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쿠팡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자체적 수익성의 개선이다. 쿠팡이 끝까지 주력사업을 로켓배송으로 가져가고자 한다면, 지금의 비효율적 운영으로는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김범석 대표가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 특단의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의 시그널에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