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가진 막강한 정보력. 즉, 구글이 가진 방대한 사업 영역은 다른 기업들이 진출한 시장을 전부 잠식한다. 페이스북 정도가 대항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구글 같은 초거대 기업을 의식해 불안한 나날을 보낼 따름이다. 대응을 해야하고 혁신을 해야 하는데, 사업준비도 부족하고 아이디어도 쫓아가지 못한다. 그래도 회사를 키우고 이겨내야 한다. 바야흐로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세계의 경영자들은 불안하면서도 조급해졌다.

2017년 초부터 세계적으로 M&A 열풍이 다시 일기 시작하는 이유다. 일본 도시바, 중국 하이난과 알리바바, 사우디 아람코, 인도 바티에어텔, 미국 크래프트하인즈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이 인수합병이나 기술 제휴에 나섰다. 각종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광범위해지는 산업 영역과 급변하는 고객 시각을 맞추기 위해 M&A를 택했고, 지금 그 열기는 달아오른 상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어네스트앤영(Ernst&Young, 이하 EY)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자본신뢰지수(Capital Confidence Barometer) 보고서에서 대부분 글로벌 기업 중역들은 M&A(인수합병)를 통한 성장과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가 성장과 혁신의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EY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43개국 2300명 이상의 경영진에게 자본신뢰지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금융 서비스 ▲소비재 및 소매 ▲IT ▲생명 과학 ▲자동차 및 운송 ▲석유 및 가스 ▲전력 및 유틸리티 ▲광업 및 금속 ▲다양한 산업 제품 ▲건설 및 부동산 등 14개 부문 기업 종사자가 참여했다.

M&A 아웃룩

글로벌 주요 기업 경영진은 M&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사에서 M&A 시장은  현재 일반적인 M&A 협상 전략 딜메이킹(Deal-making)으로 인해 세계 여러 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과열된 기업 거래 시장은 국가가 개입할 여지를 만들었고, M&A 규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코루스코스(Steve Korouskos) EY 글로벌 거래 자문 서비스 담당 부회장은 “격변하는 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경영진이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따라잡기 위해 혁신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인수에 대한 기대감 변화.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당분간 M&A 거래량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 중 56%에 해당하는 기업인들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다른 회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16년 10월에 실시한 같은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는데, 2015년에는 59%라는 더 높은 응답률을 보이기도 했다.

2016년 M&A는 2015년보다 거래량이 많지 않았지만, 연말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2017년 초에 거래가 급증했다. M&A에 대한 경영진의 긍정적인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럽은 2017년부터 시작된 유럽 기업들의 M&A 열기로 다시 경제 활기를 띄고있다.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펼치는 사모펀드와 일반기업의 M&A에 대한 관심은,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기업 거래량 증가 추세와 함께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거래 규제 역풍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불구하고 거래 모멘텀 증가

“향후 12개월 이내 M&A 시장은 어떠할 것으로 생각하는가”에 대해 39%가 긍정적, 57%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4%에 그쳤다. 

2016년 M&A 시장은 규제 역풍과 함께 인수합병 성사이후 다시 분열하는 경우가 속속 등장다. 기업은 또 영국의 브레시트, 트럼프의 보호주의무역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위축되어 시장에 나서길 더욱 꺼려했다.

그러나 올해 M&A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거래 규제 완화를 외치는 여러 기업이 각국 정부에게 정책 변화를 촉구함에 따라, 당국은 일부 수용했다. 한데 정부가 정책을 수정하는 시간보다, 기업 매각 혹은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편이 오히려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기업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와 상반된 거래시장 성격이 목격되고있다는 것. 

기업은 파괴적 디지털 혁신(Digital disruption, 주요 대기업의 혁신적인 디지털 제품 발매로 인해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개념), 급변하는 소비자 시장과 고객 소비수준을 맞추기위해 M&A 선택했다. 글로벌 기업 뿐만아니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M&A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경영진, 다양한 경영 전략 위해 거래 성사 계획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M&A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개선된 경제 여건 또한 주요 요인이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기업 인수 혹은 매각 거래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는 것.

▲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향후 12개월을 고려할 때, 지난 12개월에 비해 거래 완료 건수에 대한 귀하 회사의 기대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의 답변으로 33%는 증가, 57%는 현상 유지, 10%는 감소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13% 이상 증가했고, 현상 유지에 대한 의견은 오히려 감소했다. 거래량 감소에 대한 의견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EY는 보고서를 통해 파이프라인(비용이 많이 들고 과정이 어렵지만, 한번 만들고 나면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큰 부를 쌓을 수 있다는 개념)을 통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중 경영진이 지속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산업 변화에 대해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기업이 특별한 전략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일이 사업 성공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기업은 고객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기업 고유 분야 외에서 인수, 합작 투자 또는 제휴 전략을 추구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각각 ▲신제품 개발 또는 서비스 혁신 24% ▲경쟁업체 대응 20% ▲고객 행동 변화로 17% ▲차별화된 고객 유치, 디테일, 데이터베이스 접근성 13% ▲새로운 자료 또는 기술과 디지털화에 대한 접근성 12% ▲재능 확보 8% ▲공급체인 확보 6%로 응답하였다.

EY는 이 질문을 두고 기업이 고객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혁신 가속화로 인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 기업은 자사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일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투자 전략도 고객 중심 전략(Customer-centric strategies)으로 바뀌고 있다. 

설문 결과, 경영진도 변화하는 고객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고객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이상적인 경영 방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은 물론, 벤처 기업들도 고객 관련 비즈니스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기업이 고객의 니즈로 인해 기업 고유의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고 고객 중심 혁신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기업이 고객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것은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 경쟁 업체가 자사 제품을 강화하고 고객을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업 활동 영역에 참여시킴에 따라 시장의 고객 중심 투자 요구도 여전히 남아 있다.

EY는 앞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 경영 방식을 택하는 것이 기업 이익을 증대하고 활동 영역을 보호하는데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Y는 설문을 결과를 보아도 기업이 빠르게 고객에 대처하며 회사의 고유 분야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선, 기술 거래나 제휴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는 추측을 내놨다.

경영진은 저위험, 상대적인 성장 속도 및 경영 선택범위 확장에 관심

EY는 설문을 토대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새로운 위험도 제시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경영진이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하므로 전략적 계획에 유연성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연성은 동맹 및 조인트벤처(Join venture,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2인 이상 공동사업체가 협력하는 것)를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사실 제휴는 벤처 기업을 통해 자본을 배치하는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경영 추세에 힘입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많은 경우 이러한 투자 방식은 시간이 지나 공식화되어 기업 인수에 이르게 된다.

기업 제휴를 강요하고, 성공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도 제시해야 한다.

경영진 대다수는 기업 결합 방식으로서 제휴가 인수, 합병 및 조인트벤처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두 개의 기업이 제휴 시 기술 감시 수준도 달라야 한다. 기업은 다양한 통합 및 관리 방법론을 채택해야 하며, 이러한 준비가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 장기적인 기업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경영진은 선진시장 중심 접근위해 움직여 

국경 간 거래는 현재 M&A 시장에서 주요 구성 요소로 부상했다. EY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7년 1분기에는 해외 자산 매입 가치의 40% 이상이 국경 간 공급망 확보를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주의무역을 추구하는 미국과 서유럽간의 거래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경영진은 북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미국의 성장세를 통해 수익을 높일 계획이다. 서유럽 또한 많은 수요가 있을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하 항목은 10년간 투자 정체를 피한 지역으로 경영진이 뽑은 상위 10개 투자 목적지(Top 10 investment destinations)다.

▲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경영진은 올바른 거래 위한 새로운 유형의 M&A 거래 방식 기대

EY는 “지난 12개월간 계획된 인수를 완료하거나 취소 혹은 합의하지 못한 적이 있는가?”라는 설문 결과에 "기업 경영진은 M&A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선 질문에 경영진 76%가 거래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거래실사 중에 폭로된 기업문제 43% ▲사이버 보안 우려 39% ▲규제 또는 독점 금지법에 대한 우려 36% ▲예기치 않은 세금 영향 33% ▲경제 및 정치적 불안정 32% ▲활발한 투자가의 개입 29% ▲다른 구매자와의 경쟁, 가격, 가치 평가 불일치 24% ▲인수 혹은 매각 회사의 연금 적자 규모나 기타 미수 부채 규모 5%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 자료출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2017 by Ernst & Young

EY는 경영진이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M&A 대상을 더욱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건전한 M&A를 위해 거래실사(혹은 공동서류검토회의, Due diligence. 인수합병 시 해당 기업에 실제로 나가 모든 자료와 현황에 대해서 조사하는 업무)에 데이터 기술을 올바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Y는 두 가지 중요한 산업 변화를 언급했다.

첫째, 디지털 혁명이 점점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기업의 시장 점유율, 수익 및 회사 자산 해석에 오류를 준다고 주장했다.

둘째, 데이터 가용성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볼륨과 처리 속도 면에서 몇년 째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 많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제품 공급 단계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변환하여 빠르고 정확한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거래에서 오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잘못된 데이터를 걸러내어 보다 정확한 분석 자료를 제공해야하고, 데이터를 이용해 얻은 통찰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급 분석 체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M&A와 같은 기업 거래에도 해당된다. 기업은 M&A에 돌입할 경우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여 양질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경영진은 더 나은 답변을 찾고 더 나은 평가 및 거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Y는 기업이 데이터를 정형화를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변화하는 산업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전방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고,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비영업부서(back-office)에 시너지를 주려면 통합 전략을 맞춤화해야 한다. 맞춤형 통합전략은 회사가 가진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주며, 데이터를 활용한 이 전략 방침은 미래 시장을 헤처나감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