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공유경제 확산을 의미하는 ‘우버化(Uberization)’는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까.

바야흐로 ‘우버화’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버화는 숙박업, 금융업등 유휴 자산을 제공하는 분야에서부터 남는 시간·재능·노동력 등을 제공하는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숙소 대여서비스, 렌딩클럽(Lending Club) 등 핀테크를 활용한 P2P 대출 사업도 이미 활성화된 상황이다. 주차·육아 등 전문화 정도가 낮은 서비스부터 법률·의료 등 전문 서비스까지, 고객이 원하는 타이밍에 단발적으로 제공하는 사업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운영되고 있다.

속도 붙은 우버화의 ‘빛과 그림자’

24일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의 곽배성  수석연구원은 `우버化(Uberization), 혁신의 기회인가? 판도라의 상자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버화에 따라 시장에서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바람직한 사업모델 정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맡기 위해서는 전통 경제의 장점을 흡수하는 한편, 역기능들을 해소해 보다 인간 중심적으로 사업모델을 만들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버화’라는 용어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반인이 운전하는 자가용과 승객을 연결해 주는 택시 연결 서비스 ‘우버’에서 파생한 용어다.

필요한 재화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타인의 ‘유휴 자산’에 접근한다는 의미에서 공유경제의 초석으로 흔히 분류된다. 시간·자원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온디맨드(On-demand) 경제’, ‘컨시어지(Concierge) 경제’로도 불린다.

문제는 우버화가 진행됨에 따라 각 이해관계자별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편의를, 노동자에게 소득원을 제공하며 혁신을 불러오고 있지만, 기존 경제 질서와 부딪히며 갈등을 겪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적절한 소비자 보호장치가 미흡하고, 이들 공급자에 대해 전통산업의 노동자와 같은 사회보장 및 직무안전성이 부족하다. 또 새로운 생산보다는 기존 제품을 공유함으로써 생산·소비 감소, 경기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비전문가의 서비스 제공에 따른 전문적 대응 결여, 저급 서비스 및 불법행위·과실로 인한 피해자 발생시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점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우버화로 인한 자원 재활용 증가는 경제 성장의 인프라를 제공하던 소재·건설 등 전통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버화, 규제 합리화가 먼저다

곽 연구원은 "우버화 사업모델과 전통산업은 상호 보완 속에 점진적 개선과 발전을 거듭하는중"이라며 "우버화 사업모델은 전통경제의 장점을 흡수하며 역기능들을 해소하고 보다 인간 중심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우버 영업 중 발생한 모든 사고의 피해자를 보상할 수 있는 소위 ‘우버보험법’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 자료사진. / 출처 = 플리커

또 독일 다임러사가 자동차 렌털 자회사 ‘car2go.com’을 통해 자사 자동차 임대서비스를,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이 명품 재고 의류를 구매가격의 10%에 대여하는 자회사 ‘Rent the runway’를 운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곽 연구원은 "결국 우버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 합리화와 기업 전략 수정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는 앞서가는데 규제가 이를 가로막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버화를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통 산업은 기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업모델 도입을 거부하기보다는 시범 운영 등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혁명의 바람속 기존 전통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전략 다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호주 콴타스 항공의 경우 에어비앤비 숙박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제공해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호주 콴타스 항공의 경우처럼 전통산업과 우버화 사업모델의 합작을 통한 서비스 방식 개선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인간 중심의 사업모델에 대한 지속적 고찰도 필요하다. 우버화는 단순히 서비스 플랫폼의 변화가 아니라 직업의 근본을 바꾸는 개념이므로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곽 연구원은 “우버화가 효율적으로 사람과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일에서 보람을 얻고 창출된 성과를 공평하게 배분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