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업’이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많은 CEO가 “어떻게 하면 영업을 잘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년 11월에 출간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영업은 배반하지 않는다>의 주 독자는 30대 젊은이들이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는 올해 10개 시장 트렌드 중의 하나로 ‘영업의 시대가 온다’를 선정했다. 기업의 경영자와 일선 영업직원들이 모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동안 도외시되던 ‘영업’이라는 주제가 올해의 트렌드의 한 항목으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왜 ‘영업’이 갑자기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는 단어가 된 것일까? 1970년대부터 지속되어온 우리나라의 고도 경제 성장 이후, 최근에 찾아온 저성장시대는 무한 경쟁이라는 힘든 상황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환경 변화는 경영자와 일선 영업직원 모두에게 영업을 잘해야 한다는 큰 과제를 안겨주었다. 서울대 김현철 교수는 저서 <저성장시대 기적의 생존전략-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서 20년 먼저 저성장시대를 겪은 일본을 벤치마킹해 저성장시대의 4가지 경영 생존 전략을 제시했는데 그중의 중요한 가치로 영업을 강조했다.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보이는 저성장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매출과 손익에 집중하는 영업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발효된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은 공무원, 공직 유관단체 직원, 교직원, 언론인에게 청탁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이 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한 거래 문화 확립이다. 양적인 발전에 몰입한 지난 수십년을 근간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며 그중의 하나가 공정한 거래 문화 확립인 것이다. 공무원, 언론인,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법이지만 이는 자연스레 민간으로도 확산이 될 것이다. 지금은 조금 힘들고 다소 불편한 일들이 있지만 경제 발전의 기초를 만드는 일이기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공정한 거래 문화는 영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청탁과 외압으로도 가능했던 구시대의 영업은 영업 실무자의 역량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적게 했다. 영업은 경영진과 로비스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영업직원은 계약서 작성과 납기만 신경 쓰는 허드렛일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한 거래 문화가 확립된 시장에서는 영업역량을 갖춘 영업직원의 채용과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영업직원의 역량이 지금에서야 중요해진 것일까? 아니다. 영업직원의 영업 역량이 기업의 성장 및 발전에 매우 필요하고 제대로 개발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어 왔다. 1988년 미국의 저명한 영업마케팅 컨설팅 기업인 찰리그룹은 10만명의 기업 구매 담당자에게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구매 기업을 선택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39%의 응답자가 ‘세일즈맨의 스킬’을 그 첫 번째로 선택했다. 구매자의 첫 번째 선택 기준은 ‘가격’, ‘브랜드’, ‘품질’, ‘서비스’가 아닌 ‘세일즈맨의 스킬’을 보고 결정한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영업역량을 갖춘 영업직원이 많은 기업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영업’이라는 단어가 올해 트렌드의 한 부분을 장식했다. 당분간 지속될 저성장시대, 무한 경쟁 체제 하에서 기업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업에 집중해야 한다. 개인은 어려운 기업의 환경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영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 공정한 거래 문화는 확립되어야 하고 공정한 거래 문화 하에서는 기업은 제대로 된 영업역량을 채용하고 육성해야 한다. 시작이 어려운 영업의 특성을 감안한 대학에서의 조기 영업교육 프로그램 개발, 직급에 맞는 영업 교육의 운영, 영업 직능을 중심으로 한 조직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개인은 어려운 환경의 시장에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영업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현장에서 영업을 배우고 익히고 교육장에서 제대로 된 역량을 갈고 닦아야 한다.

저성장시대, 무한경쟁 체재, 공정한 거래 문화 하에서 영업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아낌없이 기회를 주고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개인과 기업 모두를 영업은 절대로 배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