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 ‘원라인’. 평범한 대학생 ‘민재’에서 작업 대출계의 떠오르는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역할을 맡은 임시완은 극중 살아오며 ‘돈’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만의 느낌을 진솔하게 읊조린다.
민재는 “돈이란 게 그렇더라고요 사람 미치게 만들지. 처음에는 딱! 1억만 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근데 1억을 벤츠 한 대 사고 나면 끝이에요. 그래서 딱! 10억만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10억은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 하나면 끝이란 말이죠”라고 말한다.
영화의 배경은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당시 신용불량자와 대출자격에 부적격한 사람들에게 문서위조를 통해 불법으로 대출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 영화 속 주인공 민재가 2017년에 살고 있다면 1억원으로 벤츠를 사고 10억원으로 강남권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2017년의 현실은 1억원으로 벤츠는 살 수 있지만 10억원으로 강남권 아파트를 사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차량 종류와, 외형, 연비, 출시일 등에 따라 가격의 폭이 넓지만 어쨌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억원으로 벤츠는 살 수 있다. ▲2017 벤츠 CLA 클래스 45 AMG 7490만원 ▲2017 벤츠 GLC 클래스 AMG 43 9580만원 ▲2017 벤츠 E 클래스의 경우 6090만~9870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반면 현재 강남권 아파트의 시세는 전용면적과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10억원을 상회하는 게 분명하다.
실제 강남구 도곡1동 ‘도곡쌍용예가아파트’의 경우 이전 동신아파트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현재 전용면적 107㎡가 10억7000만원~10억9000만 원대에 거래가 되고 있다. 리모델링 전부터 이 아파트에 거주했던 입주민 A씨는 “2004년경 전용면적 95㎡를 1억8000만원을 주고 샀다”며 “현재 약 6~7배가량 매매가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 재건축으로 전세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의 경우 전용면적 59㎡가 10억원 초반 대에, 전용면적 84㎡가 13억원대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또 4424세대 매머드급 단지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13억원 중후반대, 전용면적 76㎡이 11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마주보고 있는 ‘미도아파트’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14억원 중반대로 시장에 나와있다.
2015년 9월 입주한 삼성물산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는 총 1278세대, 13개동, 최고 35층으로 전용면적 59~114㎡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 84㎡는 16억5000만원에 전용면적 114㎡의 경우 21억800만원에 실거래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20년 동안 부동산을 운영해온 중개업자는 “10년 전과 비교해 강남 아파트 값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며 “전세 보증금이 7억~8억원에 달하는데 10억 원으로 강남에 집을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들과 낡은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반복하면서 강남 일대 아파트 값을 더 치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와 현실은 이렇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