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회장의 역작’ 롯데월드타워 내 프라임 오피스가 임차인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출처=이코노믹리뷰 DB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프라임 오피스에는 일본계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코리아 외에 임대계약을 맺은 임차 기업이 전무하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1987년 최초로 사업지가 선정한 뒤 2010년 11월 착공으로 시작, 지난해 12월 22일에 완공됐고 지난 2월 9일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데상트, 르꼬끄 스포르티브, 데상트골프, 르꼬끄 골프, 먼싱웨어, 엄브로, 스킨스 등 7개 스포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데상트코리아는 올해 초 롯데월드타워의 2개층을 임대하기로 하며 입주를 확정지었다. 데상트코리아는 현재 강남 테헤란로의 캐피탈타워 6개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는 8월 이전할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8개층 중 14~37층을 오피스 공간으로 구성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이 지난달 13일 처음으로 19층에 들어왔고, 롯데 계열사 중에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롯데케미칼 본사 등이 14층부터 18층에 이전할 예정이다.

14~20층을 제외한 공간은 외부에 임대할 예정으로 롯데자산개발이 임대 유치를 총괄하는 가운데 외국계 전문 부동산회사인 JLL과 CBRE가 임대 대행을 맡았다. 이들은 이미 2015년부터 사전 마케팅을 진행해 왔고 지난해 중순부터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거물급' 프라임 빌딩의 경우, 사전부터 문의가 쇄도해 준공을 임박해서 임대계약을 임차 기업들이 가시화되는데 비해 계약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 중 첫번째로 통상 오피스 빌딩들이 선호하는 CBD(도심권), GBD(강남권), YBD(여의도권)에 속하지 않는 잠실 지역에 위치해 있어 입지가 어중간하다는 것이다. 다른 프라임 빌딩들의 경우 입지에 따라 금융업, IT(정보통신) 등 업종이 모여있기 마련인데 반해 그 정체성도 모호하다. 임대관리를 맡고 있는 JLL 측은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도록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는 “잠실 지역이 오피스 시장에서는 교통이 불편하고 도심 접근성이 떨어져 지역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지역인데다 페이스렌트(계약서 상의 명목임대료)가 비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말 준공한 파르나스타워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이 경우 CBD에 입지해 인프라가 갖춰진데다 신축 프라임 빌딩이라 비교적 ‘앵커 테넌트(주요 임차인)’와 계약이 진행되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안다. 롯데월드타워의 프라임 오피스의 경우 임대를 터는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저층부인 14~20층을 사용할 예정이나 24~38층만 해도 연면적 9만6000㎡에 육박해 대규모 공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현재 임대계약이 완료된 임차인은 데상트코리아가 유일하다. 그러나 4월 정식개장부터 본격적인 임차인 찾기에 나설 것이고,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많은 업체들과 구체적인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임대면적 기준 롯데월드타워의 3.3㎡당 월 명목임대료는 12만9000~13만원대다. 같은 강남권의 파르나스타워는 13만~14만원대로 비슷하지만 실임대료 조정이 있었다는 전언이고 롯데월드타워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의 입주 제의를 받은 모 외국계 기업 대표는 "입지나 자주 불거졌던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입주를 포기했다"면서 "렌트프리(무상임대) 기간을 계약 기간만큼 주는 등 명목임대료보다는 훨씬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