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닉 일렉트릭 충전 장면. (자료사진)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시장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 받아온 ‘주행가능 거리’에 대한 제약이 점차 사라지면서다. 다양한 회사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서로 경쟁하며 더 좋은 차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한다.

분위기는 탔지만, 아직 내연기관차의 상품성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성능이 비슷해도 가격이 두 배 가량 비싸고,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도 부족하다. 이용자 입장에서 전기차 구매를 가장 꺼리는 이유들이다.

단순히 ‘좋은 전기차’가 쏟아져 나온다 해도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기반 시설 확충과 보조금을 넘어선 가격 장벽 해소 등이 절실한 상황.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가 ‘소비자 전기차 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어 주목된다.

 

1000만원대 아이오닉… 친환경의 기준을 바꾸다

현대차는 최근 제주도에서 진행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참가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I트림’을 공개했다. 이는 회사가 지난 2월 출시한 2017년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N트림’과 ‘Q트림’에 이은 경제형 모델이다.

현대차가 내세운 목표는 분명하다. 가격 진입장벽을 낮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렌터카, 카셰어링 등을 비롯해 사업용으로도 전기차를 구매·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업체 측의 목표다.

▲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 출처 = 현대자동차

이 차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차량이다. 6개월여 동안 3749대가 팔려 2016년 한 해 국내 전체 전기차 판매(5858대)의 63.9%를 차지했다. 올해 전기차 공모를 시작한 이후 약 한 달 반의 기간 동안 지난해 판매량의 72% 수준인 2700대가 넘는 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에서 높은 전비를 인정받으며 ‘효율성 끝판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2월 미국의 비영리 기관인 에너지경제효율위원회(ACEEE)가 주관하는 제 20회 친환경차 순위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최고의 친환경차에 선정됐다. 현대차가 직접 촬영한 도심 주행 영상에서는 배터리 완충 후 총 351.1㎞를 주행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현대차는 기본 상품성은 유지하면서 거품을 뺀 ‘I트림’을 기존 ‘N트림’ 대비 160만원 내린 가격에 판매한다. 세제혜택을 적용하고 정부·제주도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경우 1840만원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 정책은 각 지역별로 상이하다. 내연기관차의 준중형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이에 따라 고객들이 부담 없이 차량을 구매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 편의 추구

전기차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현대차의 행보에도 이목이 모인다. 우선 최근 ‘아이오닉 트라이브(IONIQTribe)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는 다소 불편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이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견을 바로잡고자 실구매 고객의 경험담을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 친환경차량 알리기 캠페인이다.

실제 구매 고객 50명을 섭외해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친환경차량 이용 장점을 보다 친숙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기획됐다. 현대차는 고객의 차량 이용 모습을 3D 피규어로 제작해 전시하고, 아이오닉 전용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 영상과 이미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해당 전시물은 3월 말 개막하는 ‘2017 서울모터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현대차는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참가해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등 전기차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서비스 정책도 마련했다. 우선 충전기 관련 상담, 설치, A/S 등의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전기자동차 ‘홈충전기 원스탑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이고, 고객 요청 시 30분 안에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방문해 무상 충전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실시한다.

찾아가는 서비스의 경우 제주지역에 이어 서울 시내 전 지역으로 확대 실시한다. 이를 위해 서울 7대, 제주도 3대 등 총 10대의 찾아가는 충전 차량을 마련해 고객들의 충·방전에 대한 불안을 덜어줄 계획이다. 총 충전량은 7kwh(40㎞가량 주행 가능) 수준이며, 연 4회 무료로 제공된다.

또 배터리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아이오닉 전 차종 ‘배터리 평생 보증 서비스’를 펼치는 동시에 전기차 경험 확대 및 편의 제공을 위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카셰어링 서비스’ 등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한 서비스를 실시한다.

▲ 아이오닉 일렉트릭 충전 장면. (자료사진)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는 더 이상 얼리어답터들의 과감한 선택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구매를 고민해볼 만한 스마트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88kW(120마력)에 295Nm(30㎏·m)의 힘을 발휘해 노멀 모드 기준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2초다. 급속 충전 시 24분~33분(100kW/50kW 급속충전기 기준), 완속 충전 시 4시간 25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1회 충전으로 191㎞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인증받았으며, 도심에서 206㎞, 고속에서 173㎞를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