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4억 인구가 이러닝으로 영어공부를 한다면? 중국 에듀테크 시장은 초기 투자 단계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20년 온라인 교육 이용자 2억명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2016년 두자녀 정책 시행 이후 불어온 조기교육 시장 확대도 에듀테크 성장에 한몫을 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중국 에듀테크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2011년 창립한 아이포트폴리오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스핀들북스'(Spindle Books)라는 클라우드 기반 교육 콘텐츠(전자책)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1월 옥스퍼드 대학출판부 중국법인(이하 옥스퍼드 차이나)과 손잡고 온라인 영어학습 서비스 공동 출시 의향서를 체결했다.

아이포트폴리오의 김성윤 대표는  “중국 모바일 러닝 시장은 세계 1위 규모다. 앞으로도 계속 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닝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4~14세 인구가 약 500만명 정도다. 중국은 그 연령대 인구가 2억명 가까이 된다. 이러닝 솔루션을 구매할 정도의 중산층은 5000만명 이상이다. 에듀테크 사업은 중국에서 매우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영어교육으로 전세계 에듀테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대표는 ‘빈익빈 부익부가 가장 심하게 일어나는 교육 분야가 영어’라고 말한다. 그는 “영어는 누구나 소통의 도구로서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양질의 영어교육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즉 보편적 복지 개념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영어 콘텐츠 제작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먼저 알려졌다. 김 대표는 "아이포트폴리오가 국내에서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해외에서는 잘 알려진 회사"라며 "2011년 창업 이래 2016년 하반기까지는 국내에서 직접적으로 교육 사업을 전개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EBS리딩클럽>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주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이 중국 진출을 할 수 있었던 발판에는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가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전 세계 172국에서 영어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옥스퍼드 대학출판부와 공동브랜드 OLB(Oxford Learner's Bookshelf - Powered by Spindle Books)를 론칭했다. 옥스퍼드 러너스 북셸프를 통해 전 세계 55개국 이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기술 로열티로 받고 있다.

어떻게 아이포트폴리오는 세계적인 전자책 기업들을 제치고 옥스퍼드의 파트너가 됐을까. 김대표는 "실질적인 독점 형태로 옥스포트사와 계약했다. ‘스핀들북스’ 라는 아이포트폴리오 전용 포맷으로 옥스퍼드 콘텐츠 1000여종이 변환돼 올라가있다. 옥스퍼드에서는 그 포맷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 두 회사가 강하게 바인딩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포트폴리오와 옥스퍼드의 서비스는 태블릿이 보급된 나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동, 미국, 스페인, 유럽 국가 등을 포함해 전세계 55개국에 진출해 있다.

▲ 아이포트폴리오 김성윤 대표. 출처=아이포트폴리오

중국어보다 영어, 현지 파트너가 중요

아이포트폴리오는 중국 측에서 먼저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옥스퍼드 차이나와 계약을 맺고 중국 진출을 했다. 김 대표는 “이미 옥스퍼드 기업과 계약을 맺은 상태라 중국 진출이 좀 더 수월했다”고 말한다. 옥스퍼드 차이나는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EBS리딩클럽> 모델을 그대로 중국에 가져가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아이포트폴리오는 또 다른 중국 기업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1가구 1자녀 제도가 폐지되고, 유초등 영어교육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며 "아이포트폴리오에서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옥스퍼드 차이나가 현지 영업·마케팅을 하는 협력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3~2007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 중국 교육시장에 대한 사업계획을 한 적이 있어 중국시장에 대해 익숙한 편"이라며 "그러던 차에 중국 업체로부터 우리의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에서 서비스를 추진하자는 제의를 받고, 심층 검토 끝에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온라인 사업은 ICP 허가가 필요하고, 교육 콘텐츠의 경우 철저한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가 필수"라며 "한국에서는 중국에 진출하려 해도 직접 가서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지 파트너에 대한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 회사에 제의를 해 온 두 개의 업체는 모두 중국에서 최고의 평판을 자랑하는 업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김대표는 "중국에 대해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 어설프게 진출을 시도했다가는 몸과 마음 그리고 돈을 모두 버릴 수 있다"며 "중국 진출에 필요한 건 중국어보다 영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한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대표는 “한국에서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한다면 정부의 표준에 맞춰야 한다. 에듀테크 사업은 민간에서 수요나 필요에 의해 자생적이기 보다 관 주도의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의 정책이 강력하면 어떻게든 사업을 성장시키는 촉매재가 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 시선에서 보면 좀 느리게 가더라도 자생적으로 성장해야 탄탄한 비즈니스가 된다고 본다. 민간 주도의 에듀테크 시장이 형성되고 또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꿈은 한국 영어교육을 개혁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영어교육 개혁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교육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이제까지 봐왔다”며 “아이포트폴리오 창업의 이유는 해외에서 수익을 내 한국 영어교육을 개혁하는데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