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툭한 코가 콤플렉스인 직장인 1년차인 여성 A씨는 최근 SNS를 돌아다니다가 ‘코조각주사’라는 코 성형시술을 광고하는 것을 발견했다. “주사 한 번이면 마치 코를 조각한 듯이 날렵하게 만들어준다”는 광고에 혹해 배너를 클릭했다. 가격은 20만원이 넘지 않았고 시술법도 간단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았다. 간단해 보이는 시술이니 왠지 부작용도 적을 것 같았다. 효과에 대한 의심은 들었지만 20만원 정도는 시험삼아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코수술의 비용과 수술 후 관리가 부담스러웠던 A씨는 망설임없이 코조각 주사 시술을 받기로 했다.

♦ 주사 한 번에 코가 날씬해진다?

주사 한 방으로 간단하게 통통한 코끝을 줄여준다는 ‘코조각 주사’의 효과와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코조각 주사란 일명 복코(코에 살이 많고 뭉툭한 코)라고 불리는 모양을 서양인의 코처럼 날렵하게 만들어준다는 주사다.

가격은 6만원에서 20만원선으로 300만원에 육박하는 코수술보다 크게 저렴하고 시술도 간단해 저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에 성형효과를 내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및 블로그에서는 코조각 주사를 맞은 뒤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부작용이 생겼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코조각 주사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커뮤니티 글

♦ 무슨 성분 들어가나 봤더니…

코조각 주사에 들어가는 성분은 윤곽주사에 들어가는 지방분해성분과 유사하거나 같다. 코에 있는 지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미노필린, 트리암시놀론 등이 사용된다.

아미노필린은 천식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지방분해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주사로 쓰이게 됐다. 지방분해효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트리암시놀론은 합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다. 딱딱한 흉살을 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지방과 진피층을 녹이기도 한다.

지방분해효과를 갖는 성분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코조각 주사엔 단일제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필러나 보톡스처럼 개별 포장된 단일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의원마다 다른 성분을 섞어서 쓴다. 들어가는 지방분해성분도 제각각이고 염증을 줄여주기 위한 약물을 섞기도 한다.

♦ 찾아오는 부작용 사람마다 달라, 효과도 천차만별

시술하는 원장마다 섞는 약물의 성분과 양이 다르니 효과와 부작용을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스테로이드 제제를 맞는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부작용은 생리불순, 피부패임 등이다. 이밖에도 피부가 얇아지거나 위궤양, 체중변화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윤곽주사와 코조각 주사를 동시에 맞은 한 소비자는 윤곽주사와 코조각 주사 모두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부작용만 겪었다.

그는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맑고 빨간 피가 10일 이상 지속돼 하혈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같이 시술 받은 친구의 경우 효과도 있고 부작용도 겪지 않아 나도 똑같을 줄 알았다”고 밝혔다.

코조각주사만 맞은 또다른 소비자는 볼부분이 꺼지는 부작용을 호소했다.

그는 “코에 맞는 주사라 코의 지방성분만 줄여줄 줄 알았는데 주사가 볼 쪽으로 퍼진 건지 코의 지방은 빠지지 않고 볼 앞 부분의 지방만 줄어 늙어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술한 의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방이 차오른다는데 대체 언제 차오를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는 한 성형외과전문의는 코조각 주사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는 “솔직히 해당 시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시술도 주로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조각주사에 들어가는 지방분해성분의 문제는 결과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즉 지방을 얼마나 줄일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 싸고 빠른 ‘쁘띠성형’…간단하다고 안전할까?

코조각 주사는 필러 및 보톡스처럼 주사를 통해 간단하면서 빠르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명 ‘쁘띠시술’로 분류된다.

쁘띠시술은 칼로 절개를 해야 하는 다른 성형외과 수술에 비해 간단하기 때문에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필러의 경우 실명 및 피부괴사 등 심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필러를 시신경이 지나다니는 미간, 코, 입가 옆 팔자주름 등에 잘못 주입할 경우 필러가 혈관을 막아 실명을 유발할 수 있다.

코조각 주사의 경우 실명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의사마다 주사에 쓰는 성분과 함량이 제각각인만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 부작용 발생하면 어떻게?

성형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환자는 의사보다 의료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나기 전 시술단계부터 물증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법제처의 ‘찾기쉬운 생활법령 정보’에 따르면 담당의사에게 해당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고 설명을 들을 때 다른 가족이나 친분이 있는 의료인과 동행하거나 상담 내용을 녹취한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무작정 병원을 찾아가기보단 먼저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로는 한국소비자원, 의료소비자연대 등 소비자단체,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있다.

신청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10개 소비자단체, 16개 광역시 도 지방자치단체 및 한국소비자원이 협력해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하면 된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전화를 하면 1차적으로 한국소비자원으로 바로 연결돼 전문적인 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고 조사가 요구되는 사건은 피해구제로 이관된다.

의사와의 합의는 신중해야 한다. 합의가 된 내용은 합의 이후에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의 후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송이 각하된다.

합의 후라도 형사고소나 고발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합의한 사실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지 정하는 과정 또는 판사가 형을 선고하는 과정에서 의사 측에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

합의 이후라도 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예를 들어 수술 후 관리비용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합의할 수 있다. 또 의료분쟁의 한쪽 당사자가 과실이 있던 내용을 감추고 합의에 임했던 사실이 인정되면 사기로 인한 취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