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위기 극복에 분투했던 김대중 전대통령 집권시절, 경제전문가들은 김 대통령의  경제참모를 이렇게 말했다. `좌봉균 우헌재`.  

경제정책을 기획, 수립하는데는 강봉균 경제수석, 특히 구조조정을 집행하는 역할은 이헌재 금융감독원장이 맡았다. 전문가들은 그 당시 한국 정부가 가장 추진력이 강했고, 성과를 많이 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당시의 주역,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전북 군산 출신인 강 전 장관은 행정고시를 통해 1969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정보통신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한국개발연구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3년 고향 군산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16대)에 당선됐다. 이후 17대와 18대에서도 당선되면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한국경제 체질개선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지난해 9월9일 대한석유협회 제21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근까지 협회를 이끌었다. 

지난해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을 맡은 강 전 장관은 '한국판 양적완화'를 주장했다. 당시 그는 "이젠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는 역할만 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경제가 가라앉으면 일으키고, 금융시장의 돈이 막힌 곳이 있으면 뚫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은 시중 자금을 풍부하게 하는 양적 완화를 했지만, 우리는 경제 구조를 바꾸는 데 분명한 목표를 두고 한은(한국은행)의 지원을 받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일 오전, 장지는 군산 가족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