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차파는누나

“중고차가 아닌 믿음을 팔고 있어요.”

신월자동차매매단지에서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는 오영아 대표의 말이다. 오 대표는 10년 넘게 업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베테랑이다. 알바생으로 시작해 어느덧 6명의 직원을 거느린 사장님이 됐다. 회사명은 ‘차파는누나’. 재치 있는 이름보다 확고한 경영철학이 더욱 돋보이는 여성이었다.

“불공정한 시장, 해결책은 결국 신뢰”

우연히 맺게 된 인연이었다. 오 대표는 10여년 전 우연히 지인 소개로 아르바이트를 나왔다가 중고차 업계에 발을 내딛게 됐다.

▲ 출처 = 차파는누나

“하루 종일 놀다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즐겁게 일하다 보니 저절로 돈이 생겼고요.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제 행복을 위해 뜻을 굽히지 않았죠.” 당시만 해도 중고차 판매사원이 여성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게 오 대표의 회상이다.

그는 한국 중고차 시장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와 판매원 사이의 정보가 불균형하고 고객들은 가격에만 집착하느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 대표가 찾은 돌파구는 바로 ‘신뢰’였다. 내가 먼저 정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고객들이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도 전시장에 명함을 돌리는 등 남들 하는 것 다 해봤어요. 그 과정에서 ‘차별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했죠. 블로그를 운영하며 거래 후기를 남기기 시작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었죠.”

오 대표는 특유의 꼼꼼한 성격을 활용해 고객들과 호흡했다. 고객과 처음 연락한 순간부터 마지막 차량을 넘기는 순간까지 세심하게 기록했다. 각각 개별 사연은 물론 문자·통화 내용까지 담았다. ‘신의 한 수’였다. 홍보효과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 출처 = 차파는누나

또 다른 비결이 있었다. 고객 신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것.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자신과 한 약속이었다. “차량을 무조건 맞춤으로 진행합니다.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차량을 인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요. 보다 좋은 차를 전달하기 위해 정비 기술에도 관심을 가졌죠. 차를 팔기 전에 항상 정비소를 찾아 확실히 점검을 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오 대표의 정성은 결국 통했다. 차량 검색부터 정비까지 빼곡하게 적힌 글을 본 고객들의 문의가 폭주했다. 믿음을 준 셈이다. “하루에 문의는 100건 넘게 들어옵니다. 지방 손님도 상당해요. 차를 직접 보지도 않았는데 저를 믿고 맡겨주시는 거죠. 한 주에만 15번 넘게 지방에 다녀온 적도 있어요.”

▲ 출처 = 차파는누나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전문가 입장에서 케이블 TV의 유명 방송에 출연하는가 하면 신한은행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대출 프로그램에서 전국 실적 1위를 기록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올 7월에는 김포매매단지로 둥지를 옮기며 회사를 더욱 키울 예정이다.

“중고차는 결국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오 대표가 던지는 메시지는 확고했다. ‘믿음을 팔고 있다’는 그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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