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에서 계란이 모두 판매돼 직원이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식품업계에 유례가 없었던 ‘계란’ 파동이 벌어지며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종전까지 대형마트나 소매 판매점에서 한 판(30개)에 대략 3~4000원대에 판매되던 계란의 가격은 어느새 점점 올라 8~9000원대까지 상승했다. 그나마도 각 유통채널들이 보유한 물량이 충분치 않아 일부 마트에서는 소비자 1인당 한 판으로 구매를 제한하는가 하면, 빵을 만드는 데 필수 재료인 계란 가격의 상승으로 한 제빵 업체는 일부 제품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모든 상황의 원인은 바로 20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살처분하게 만든 조류 독감(AI, Avian Infl uenza)다.

과연, AI는 무엇이기에 수많은 닭과 오리가 이로 인해 죽어나가며, 사상 초유의 계란 품귀 현상을 발생시킨 것일까. 

닭과 오리들이 살처분 되는 이유?

AI는 그 이름 그대로 조류(Avian)가 감염되는 독감(Influenza)이다. 닭, 오리, 야생 조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된 조류들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3일 이내에 죽는다. 특히 닭과 오리 등 식용으로 쓰이는 가금류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매우 약해 감염되고 살아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식용으로 사용될 가금류라면 살아있거나 죽은 상태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조류 독감은 사람에게도 감염되며 이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지만 일부 바이러스(H5N1, H7N9형)들은 간혹 인체에 감염되는 경우가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14년까지 10년 동안 베트남, 중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총 648명이며 그 중 384명이 사망했다. 질병 치사율로 계산하면 59%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다.  

당시 세계보건기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조류독감이 다른 바이러스들처럼 강화된 인플루엔자로 변종될 경우 전 세계 인구의 10~20%까지 감염돼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류를 살처분 하는 것은 추가 감염 원인의 차단과 더불어 인체 감염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함이다.          

계란은 왜 부족한가?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도 살처분되기 전까지는 알은 낳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조류독감에 감염된 가금류는 그 직후부터 알을 생산하지 못한다. 현재 유통되는 계란은 정상적인 닭이나 오리가 조류독감에 감염되기 전에 생산한 것들로 보면 된다.
그 이후 약 우리나라에서만 약 200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절대 개체 수가 대폭 감소했다. 문제는 위험 지역의 가금류들이 지속적으로 살처분되고 있지만 방역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질병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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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확산에 따라 계란이나 가금류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중에 유통, 판매되는 계란, 닭, 오리 등 식재료나 식품 섭취로 조류독감에 걸리지는 않는다. 질병관리본부의 안내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가금류 식재료들은 도축 시에 안전 검사과정을 거치며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75°C로 5분 이상 가열하면 소멸하기 때문에 충분히 익혀 먹으면 인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조류독감 예방법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조류독감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독감이나 감기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특히 위험하다.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조류의 무리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면 사람도 조류독감에 걸린다. 되도록 비둘기나 참새 등 조류의 무리가 있는 장소에는 접근하지 않거나, 손발을 잘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함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조류독감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심한 기침, 오한, 호급 곤란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즉시 병원으로 가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