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구 통계 조사(census data)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생활비가 많이 드는 대도시로부터 비용이 덜 들고 보다 여유롭게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빠르게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집 값이 미국인들의 이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이와 같은 경향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주로 저소득층, 40세 이하, 고졸 이하로 나타났다고 부동산전문회사 트룰리아(Trulia)가 밝혔다.

트룰리아는,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해안 도시인 캘리포니아, 뉴욕, 마이애미를 포함한 가장 살기 비싼 도시 상위 10%와 나머지 90% 지역 간의 미국 내 이주 패턴을, 일반적인 주택에 대한 월 담보 대출 상환금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비교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가장 비싼 지역으로부터의 인구 유출이 두드러졌지만,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이런 성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조사 대상인 5년 기간 동안, 비싼 지역에서 비교적 싼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보면, 년 소득 3만 달러 이하의 사람들은 2만 7천명 순증가했으나, 년 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사람들은 2,438명 순감소했다.

트룰리아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랄프 맬라흐린은, 통계 조사에 사람들이 이주한 이유까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집 값이 이주 압박 요인 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러 이론에 따르면, 집 값을 포함한 생활비가 계속 올라가면 소득 분포의 낮은 쪽에 있는 사람들이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외국 이민자가 아니라 미국 내 주민의 이주를 조사한 것이지만,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외국 이주민도 비싼 지역에서 덜 비싼 지역으로 많이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룰리아의 마크 우 연구원은 비싼 지역으로부터 탈출하는 저소득 가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저소득 인구 비율보다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산 호세 지역에서 전체 인구 대비 연간 소득 6만 달러 이하인 사람들의 비율은 27.4%이지만, 이주한 사람들 중 그 비율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캘리포니아 정책 그룹인 넥스트 10 & 비콘 이코노믹스 조사에서도, 2007년과 2014년 사이에 국내 이주 순 감소가 가장 큰 곳이 뉴욕과 캘리포니아이며, 소득 중산층 이하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Trulia

그러나 모든 사람이 쫓기듯 이주하는 것은 아니다. 순전히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 보다 돈이 안 드는 지역으로 이주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도 있다.

카림 지나는 산 호세에서 자랐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주택 렌탈 산업에 종사하는 남 캘리포니아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했다. 2010년에 달라스의 회사가 이 회사를 인수했고, 그는 승진하면서 텍사스 근무를 제안 받았다.

그는 회사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인상된 소득으로 이 지역 부동산에 투자하기를 원했고, 결국 상당한 이득을 올렸으며 텍사스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쉬운 지 알게 되었다.

“캘리포니아는 집 값이 너무 비쌉니다. 부동산을 사서 그것을 임대해 주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지요. LA에서는 엄두도 못했던 일을 지금 달라스에서는 할 수 있습니다.”

달라스로 이사한 지 1년도 안돼, 그는 집을 살 만큼 돈을 저축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달라스에 세 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