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열풍이 은행권에 불고 있지만 중장년 금융소비자 반응은 서늘하다. 모바일뱅킹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금융환경이 낯설기 때문이다.

금리·수수료 우대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쏟아지는 각종 혜택은 5060세대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세대간 금융서비스 격차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중장년층을 위한 핀테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예금상품, 모바일 플랫폼 우대금리

시중은행들이 최근 모바일 플랫폼 특화 상품과 혜택을 앞세워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핀테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IBK기업은행 '아이원 놀이터예·적금'은 게임 참여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용자들은 기업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아이원뱅크'에서 매치퍼즐, 슬라이드퍼즐 등을 통해 스탬프를 적립한다. 적립한 스탬프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아이원뱅크를 통해 금리우대쿠폰도 제공한다. 지난 6월부터 시행한 이 서비스는 아이원뱅크를 통해 지정된 1년 만기 상품에 가입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은행 '위비톡예금'은 모바일 플랫폼 '위비톡'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위비톡을 통해 친구를 초대하거나 금융상품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최고 0.4%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위비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면제 등도 적용된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유사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온라인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이 같은 혜택을 누리기 쉽지 않다.

한국은행의 '2015년중 국내 인터넷서비스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50·60대 인터넷뱅킹 등록현황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30대 등록 비율은 28.1%로 가장 높았다. 40대(25%)와 20대(20.5%)가 그 뒤를 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15.6%, 8.5%에 불과했다. 연령별 차이는 모바일뱅킹에서 한층 뚜렷해진다. 30대(28.6%), 20대(28%), 40대(21.7%) 등이 상위그룹을 이뤘다. 반면 50대(12.8%), 60대 이상(5.7%) 등은 하위그룹을 기록했다.

▲ 출처=한국은행

일반적으로 30대가 60대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보통신기술(IT) 숙련도에 기반한 특정 세대에 대한 소외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뱅킹 디바이드(디지털 디바이드)'다. 뱅킹 디바이드는 디지털 금융기술 접근성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사회적 불균형을 지칭한다.

신한은행, 5060세대 전용 모바일뱅킹 출시 예고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될수록 은행 점포 수는 줄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시중은행들의 점포 수는 5297개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115개 감소한 수치다. 핀테크 접근성이 낮은 금융소비자의 불편은 가중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텔레뱅킹과 마찬가지로 (모바일·인터넷뱅킹도) 특정 세대에 집중된 이용률은 점차 전 고객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5060세대 전용 모바일뱅킹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이 익숙하지 않은 만큼 기존 애플리케이션(앱)보다 글씨 크기를 키우고, 조작방법도 손쉽게 적용할 방침이다. 계좌 확인, 이체 등 금융서비스부터 여행이나 건강검진 같은 비금융 정보도 담아낼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니어 고객 수가 적지 않다"며 "그 세대에 맞는 금융서비스와 정보는 물론 사용 편의성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는 시니어 전용 스마트폰 모바일 금융앱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