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일부 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던 ‘2시간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오가고 있다.  

2시간 배송 서비스는 기저귀 등 육아용품 및 생활필수품을 주문 2시간 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3월 상반기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입을 알린 후, 11월 하반기 간담회에서도 김범석 대표가 직접 나와 서비스를 강조하며 무게가 실리는 듯 했으나 수요의 부족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치면서 지난 9월 서비스가 중단됐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경기도 고양·성남·용인, 서울 송파구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기대만큼 수요가 크지 않았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는 주력사업인 로켓배송에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간 다소 과열된 양상을 보이던 온라인 마켓 업계의 배송 경쟁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의견들이 있다. 티몬은 지난 9월부터 자사의 생활용품 빠른배송 서비스 ‘슈퍼배송’을 서울 전 지역 확대와 더불어 주말배송을 실시했다. 위메프는 주문 후 10분 내에 상품을 배송하는 '지금 사면 바로 도착' 서비스를, 그리고 오픈마켓 11번가는 한시적 프로모션으로 ‘110분 배송’을 선보인 바 있다.

일련의 서비스들은 유통-물류 업계에서 ‘라스트 마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배송 서비스 운영에 있어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비용 등의 문제점은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경쟁 업체들과 달리 직접 배송을 전담하는 ‘로켓배송’을 운영하고 있어 서비스 유지에 대한 비용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상화 인하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는 “쿠팡이 태생부터 추구하던 유통과 물류를 아우르는 미국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구현함에 있어 국내 시장에서의 여러 가지 한계를 마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 측면을 고려해 오픈마켓 사업(아이템마켓)을 병행하는 등으로 미국 이베이의 사업모델을 도입하며 나름의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국내에는 이베이코리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쿠팡만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소프트뱅크 이후의 후속 투자에 유리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