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에이스프로젝트 사원은 회사 대표와 서로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른다. 회사 내에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에이스프로젝트는 50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는 모바일 야구 게임 전문 개발사다.

입사 초 김 사원이 인상 깊었던 것은 ‘타운 홀 미팅’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이 미팅은 대표와 직원들이 모여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누구나 궁금한 점을 대표에게 물어보고, 대표는 숨기는 것 없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요. 무엇보다 토론 문화가 정말 잘 정착돼 있는 것 같고요. 그렇다 보니 분위기도 자유롭죠.”

김 사원은 회사의 ‘운영위원’이다. 에이스프로젝트의 복지나 문화 제도는 대부분 ‘자율적’으로 만들어지고 시행된다. 운영위원제도는 지난달 새롭게 시작한 것으로 직원들이 투표를 통해 위원 8명을 뽑았다. 매주 한 번씩 대표와 만나 자유롭게 토론한다. 운영위원으로 뽑힌 사람들은 회사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첫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은 연차에 대한 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며칠의 연차를 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대표와 함께 상의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했다. 직원들이 회사 내 규정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느끼는 이유다.

운영위원제도는 최근에서야 생긴 것이지만 그 이전에도 복지에 대한 결정은 직원들과 상의해서 만들어 왔다. 제도만 좋아 보이고 직원들에게는 정작 실효성이 없는 복지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직원 설문으로 필요성을 확인한다. 이후 대표가 새로운 복지 도입 이유를 전 직원에게 설명하고 피드백을 듣는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결혼 축하금 500만원, 출산 축하금 100만원과 같은 구체적인 복지 제도를 만들었다.

▲ 직원 단체사진/ 출처=에이스프로젝트

‘삼시세끼 무상급식’ 제도도 직원의 자율성에 맡긴다. 에이스프로젝트는 법인카드를 팀 단위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다. 금액 제한도 없고 영수증 제출도 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직원들이 마음껏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배려를 한 것이다. 아침에는 회사에서 김밥 및 계절과일 등을 제공하고, 점심에는 먹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일을 마치고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되면 법인 카드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도 된다. 야근을 하던 직원이 출출하면 야식을 시켜 먹어도 된다.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준 만큼 직원들 역시 양심적으로 복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자기 계발을 장려하기 위해 ‘공부 중’ 팻말도 만들었다. 업무 시간에 자율적으로 공부할 시간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야구 게임 개발 회사인 만큼 스포츠 뉴스를 읽거나 야구 경기 영상을 보는 것도 모두 공부에 포함된다는 생각에서 ‘공부 중’ 팻말을 걸어두고 언제든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 자기 계발 지원으로 ‘지식 관리 담당자’를 뒀다. 담당자는 직원들이 요청하는 분야에 대한 강연을 추천해주거나 필요한 책을 대신 찾아주기도 한다.

그 외에도 여행 프로모션, 봉사활동, 에이스 파티(Ace Party) 등 다양한 사내 행사를 진행한다. 사내 행사는 언제나 자율적이고 모두가 꼭 참여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내 행사 직원 참여율은 80%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잡플래닛&포춘코리아가 뽑은 일하기 좋은 기업 IT/웹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박성훈 에이스프로젝트 대표는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사내문화 덕에 직원들의 의견을 자주 경청한 것이 회사 만족도를 높이게 된 이유 같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