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카드론 인기몰이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카드 업계에서 찬바람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금융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수수료율 인하로 발생한 손실을 채우고 있는 카드론이 규제 대상에 오를 경우 대규모 실적하락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카드사 3분기 실적 선전

올해 3분기 주요 카드사들의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등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발표한 실적 보고서를 보면 4개 카드사의 3분기 당기순익은 총 311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하락한 수치다. 누적 순이익은 9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127억원) 줄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는 1774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51% 상승했다. 하나카드는 205억원으로 42.36%, 우리카드는 315억원으로 26.51% 늘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821억원으로 29.28%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익에 대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88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두고 금융권 안팎의 반응은 선전했다는 평가다. 당초 예상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작년 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3~0.7%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238만개 가맹점이 혜택을 보고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그 만큼 이익이 하락되는 셈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배경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하락이 꼽힌다. 작년 7월부터 카드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부가통신업자(밴사)가 대형 가맹점에 지급하던 리베이트 관행이 금지돼 밴사와 카드사의 부담이 완화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급증한 대출 실적이 수수료율 인하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4개 카드사의 3분기 카드 대출 채권은 17조655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1.0% 늘었다. 신한카드 7조4860억원, 국민카드 5조2000억원, 우리카드 2조7000억원, 하나카드 2조26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장기 카드 대출(카드론)이 전체 대출 실적을 이끌고 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의 3분기 카드론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어난 13조343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카드론 이용액은 올 상반기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7조원) 대비 10.6%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은 시중은행, 상호금융 등 다른 금융권 대출상품 대비 돈 빌리는 과정이 간단하다. 복잡한 증빙서류 없이 신용카드 보유자라면 손쉽게 대출 받을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높은 금리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카드 리볼빙 서비스를 규제해 금융소비자들이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카드론 시장 '풍전등화'

문제는 금융당국이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압박은 최근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달부터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신용한도대출) 등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향세를 그리던 중 방향을 전환한 것.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지난 2월 시중은행에 적용됐다. 7월에는 보험사로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카드사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 대출 시장)은 기존 강세를 보이던 현금 서비스는 줄고 대신 카드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려할만한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우선은 총 (카드사 대출)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주요 수익원인 대출상품마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카드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확대는 수익원 다각화 전략 중 하나"라며 "그 외에도 해외진출, 사업 영역 확장 등 여러 방법으로 (금융당국의 대출 압박에 따른)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