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아모레퍼시픽

소비자들의 개인 성향에 최대한 부합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업계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가성비족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만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 역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화장품은 물론 구두 등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 본인의 개성에 맞는 제품을 골라 선택하는 재미에 푹 빠진 모습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제품을 선택하는 이른바 D.I.Y(Do It Yourself) 형태의 ‘맞춤형’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이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등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라네즈의 경우 명동 로드샵에서 고객 맞춤형 화장품인 ‘마이 투톤 립 바’를 선보인 바 있다. 라네즈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한 색상을 현장에서 조합한 ‘투톤 립 바’를 만들어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14가지 입술 안쪽 색상과 13가지 바깥쪽 색상을 조합한 총 182가지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만의 립스틱을 직접 만드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신의 피부 톤에 어울리는 색상을 보다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매장 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본인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색상을 테스트할 수 있다”면서 “입술 바깥쪽과 안쪽에 적용할 두 가지 색상을 선택하면 즉석에서 제품 제작이 이뤄지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제작은 물론 제품 용기에까지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각인해 주는 인그레이빙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흐응도가 높다. 나만의 얼굴 컬러톤에 맞는 룩 제안과 전문 아티스트의 컨설팅을 통해 나만의 립 컬러를 찾아 준다는 점이 흥미로울 뿐 아니라 즉석에서 나만의 립스틱 제조와 각인 서비스, 포장까지 제공해주는 점이 만족스럽다는 고객 피드백이 많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출처: 안나수이

안나수이 코스메틱이 메이크업 키트 ‘안나수이 메이크업 팔레트’는 총 44가지 다채로운 컬러의 아이섀도우와 블러셔, 립컬러 중 본인이 원하는 컬러와 질감의 조합으로 나만의 맞춤형 팔레트를 구성할 수 있다.

자석으로 된 각각의 제품들을 팔레트에 손쉽게 부착할 수 있어 언제든지 새로운 컬러의 팔레트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나수이 관계자는 “메이크업 팔레트는 다양한 컬러와 질감 중 본인이 원하는 제품만을 조합해 나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최선의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는 앱도 눈에 띈다. 플러스메이 ‘퀸팁’은 소비자 각자에게 알맞은 화장품을 추천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는 본인의 피부 상태, 피부 트러블, 피부 톤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앱에서 제공하는 화장품 목록 가운데 현재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해 본 화장품을 선택한다. 퀸팁은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 준다.

퀸팁 관계자는 “다양한 분석 작업을 한 후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 준다”면서 “이 앱은 소비자 정보를 입력하면 유사한 피부정보와 화장품을 사용하는 공통된 사람들의 군집에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피부정보와 제품평가를 분석하고 행동패턴 등의 분석을 진행한 후 개인별 만족제품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수제 구두에 지갑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3D(3차원)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해 고객 개인별 맞춤 구두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매장에 비치된 '3D 발사이즈 측정기'에 발을 올리면 3차원 화상 영상이 만들어지면서 2초 만에 발 사이즈가 측정된다. 발의 길이와 넓이, 발등 높이, 신발 안창의 높이 등이 다각도로 측정돼 정확한 발 사이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작업을 통해 발 사이즈를 측정한데 보통 2~3분이 소요되고, 여성의 경우 측정 과정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또 측정하는 사람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기도 했지만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 출처: 금강제화

실제로 남성 구두는 신장률이 3%에 불과하지만, 고급 수제화는 12%에 달할 정도로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남성 수제화 시장은 2005년 600억원에서 지난해 720억원으로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남성 고급 수제화 브랜드 ‘해리티지’의 ‘비스포크(Bespokeㆍ맞춤 구두) 서비스’는 2011년 11건에 불과했다. 이후 2012년 17건, 2013년 19건, 2014년 24건, 2015년 29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헤리티지’의 판매량 역시 2013년 4만8000켤레, 2014년 5만5000켤레, 2015년 6만2000켤레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올해 1~8월은 5만4000켤레를 팔아 올해 총 예상 판매량은 6만7000켤레다. 금강제화는 판매량은 전년대비 8%, 매출액은 전년대비 14%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 시장이 극심한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해 지갑을 열 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소비자들은 주저없이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