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농협중앙회

농협의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대표 및 단체장 등을 농촌마을 명예이장으로 위촉하고 소속 임·직원을 명예주민으로 삼는 도농협동운동이다. 농업인과 도시민이 동반자 관계로 함께 성장·발전하는 사회적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으로 침체돼 가는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4년 전체 농가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9.1%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뜻이다. 전체 인구의 고령화율(12.7%)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농촌 고령화로 노동력이 감소, 벼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벼, 고추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77만8734헥타르(㏊)로 작년 79만9344㏊보다 2만610㏊ 감소했다. 벼 재배면적은 통계청이 표본을 조사해 추산한 결과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출범 4개월 만에 239건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지난달 기준 239건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정식 출범 후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기존 농촌운동과 가장 큰 다른 점은 소통이다. 그간 도농교류활동은 일회성이나 전시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는 명예이장과 명예주민을 위촉해 지속적으로 교류가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물질이나 노동력 지원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마을의 자생력과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지역 상황에 적합한 지원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농협은 전국 158개 농정지원단과 연계해 마을에 따라 컨설팅을 실시한다. 지원이 가능한 기관이나 사업체와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연말에는 명예이장 협의회를 구성해 정보 및 성공사례를 공유할 방침이다. 다음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6차산업화, 판로확대 등이 이뤄져 농가는 소득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지난 5월 3일 출범했다. 이날 강원도 철원군 양지리 철새마을에서는 ‘명예이장’ 위촉식과 마을 주민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이현종 철원군수, 배병인 철원군의회 의장, 마을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김건영 NH농협은행 강원영업본부장을 양지리 철새마을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하는 위촉패를 수여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마을에 기념품 전달과 함께 마을주민들과 저녁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북 익산, 전남 영광, 경기도 안산 등 전국 각지에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농협 익산시지부는 지난 9월 5일 삼성동 구작천경로당에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구작천마을과 자매결연과 명예이장 위촉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위촉식에는 박기성 삼성동장, 고장량 익산시농정지원단장 및 해당기관·단체 임직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김경진 농협중앙회노조 전라북도 위원장이 구작천마을의 명예통장으로 위촉돼 임명장을 받았다.

 

농협 영광군지부는 지난달 기업체와 관공소 최고경영자(CEO) 10여명을 영광군 관내 10개 마을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하고 위촉장 전달식을 가졌다. 신창기 농협영관군지부장은 “기업체와 시골마을 간의 명예이장 교류활동은 농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기업에는 시골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기존 농촌운동보다 진보된 운동”

농협 당진시지부는 지난 8월 당진시와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 협약식을 개최하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협약식에 앞서 당진시의 주요 농업 관련 부서장과 농협 지부장 조합장 등이 함께 모여 당진시의 농업현안을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 안산시는 지난 7월 안산시청에서 농협 안산시지부와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업무 협약서 체결 및 명예통장 위촉식’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양진철 안산시 부시장과 박길수 농협중앙회 안산시지부장, 이한진 반월농협조합장, 안병안 군자농협조합장, 명예통장 위촉 대상자, 마을대표 등이 자리했다. 시는 친환경·고품질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농협은 농촌마을의 숙원사업을 지원하는 등 상호 실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진철 안산시 부시장은 “마을에 대한 관심과 교류를 통해 시민이 행복한 생태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동참했다. 전경련은 지난 9월 7일 경기도 양평군 화전2리를 방문했다. 어르신 농가 방문과 마을주민 격려, 농촌 일손돕기 등을 함께했다. 화전2리 마을과는 지난 2004년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번 방문은 올 여름 가뭄과 폭염이 장기간 이어진 탓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추석을 앞두고 적기에 농산물 수확을 도와 농업인들이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경련은 그동안 대한민국 농업·농촌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쳐왔으며 화전2리 주민들과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를 통한 농심 회복 프로젝트를 함께 하겠다”며 “농촌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도시와 농촌 간 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그동안 전개해왔던 기존 농촌운동보다 한 단계 더 진보된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도농 간 융합과 국민통합이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전경련의 동참으로 농촌 마을에 희망과 활력이 더욱 넘쳐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