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는 9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라토리움에서 애플의 아이폰7 공개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갤럭시노트7의 아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애플은 30일 '7일에 봐요(See you on the 7th)'란 간략한 글귀가 담긴 초청장을 발송한 상태며 공개될 아이폰7에는 듀얼 카메라 및 라이트닝 잭 탑재가 점쳐지고 있다. 애플워치2 등장도 유력하다.

▲ 출처=삼성전자

"얼마나 팔렸나"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8월 4주(8월 18일~24일) 오프라인 기준 스마트폰 주간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 무려 48만1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와 비교해 15만6000대 늘어난 수치다. 48만1000대라는 수치는 통신사의 직판을 제외한 대리점을 통한 개통물량만을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량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심에 갤럭시노트7이 있다. 갤럭시노트7 판매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47.2%(SK텔레콤 21.8%, LG유플러스 12.9%, KT 12.5%)에 달하는 22만7000대로 집계되어 19주 연속 1위를 지키던 갤럭시S7을 밀어냈다.

갤럭시노트7의 강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경쟁력도 더욱 공고해졌다. 판매 점유율 측면에서 82.0%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톱10 모두를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채웠다. 애플은 4.1%, LG전자는 11.5%에 머물렀다.

현재 갤럭시노트7 예약 가입자 중 상당수는 아직 개통하지 못한 상태다. 물량 자체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본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29일 성명을 통해 "영세한 골목상권에도 갤럭시노트7을 원만하게 제공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폰 유통의 기형적 구조에서 기인한 '비명'이지만, 이는 역으로 현장판매의 흥행예고로도 해석된다.

게다가 하반기 강력한 경쟁자들이 당분간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거나 발표한다고 해도 그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상황이다. 예약물량이 풀리고 현장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갤럭시노트7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리스크도 있다
승승장구하는 갤럭시노트7지만 리스크도 분명히 있다. 일단 중국에서 128GB 라인업을 당장 출시하지 않아 국내 이용자 역차별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공공앱 선택탑재 논란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는 뇌관으로 여겨진다.

현재 갤럭시노트7에는 행정자치부의 정부3.0과 안전신문고 앱이 선택탑재된다. 당초 정부3.0 선탑재로 알려졌으나 안전신문고를 포함해 2개가 된 상태에서 스마트폰 초기화 시 설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탑재로 가닥이 잡혔다. 일단 용량으로 보면 정부3.0은 1.2MB, 안전신문고는 2.8MB의 적은 용량이다. 하지만 접근권한 허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9일 "정부3.0 서비스알리미에 연결되는 앱 중 91개 앱에서 접근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경찰청의 스마트 국민제보 앱은 무려 27개의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부는 아이폰7에는 공공앱 선택탑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갤럭시노트7의 폭발 의혹도 미묘하다. 지난 24일 국내 IT 커뮤니티인 뽐뿌에는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폭발했다며 망가진 갤럭시노트7과 검게 그을린 이불 및 바닥사진이 올라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30일 비슷한 사례가 SNS를 중심으로 회자되어 눈길을 끈다. 이 역시 충전 중 폭발한 사고로 보이며, 현재 삼성전자가 제품을 수거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배터리 문제에 따른 기기적 결함이라면 초반 고무적인 분위기를 탄 갤럭시노트7의 인기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갤럭시노트7 초기물량부족이 '갤럭시노트7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말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9일부터 27일까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일평균 번호이동은 1만9751건에 불과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가열로 규정한 번호이동 건수인 2만4000건을 넘긴 것은 출시 당일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물량공급에 실패하며 시장 자체가 달아오르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 상황에서 초기물량부족은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따른 해프닝으로 판단되지만 이러한 흐름이 본격적인 현장판매 기간에도 계속될 경우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애플과 LG전자 등 경쟁자들이 제품을 공개하는 9월에 접어들면 공시지원금이 올라갈 것을 예상해 구입을 미루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이탈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