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각 사

손해보험사들의 5년 이상 장수 보험상품들의 인기 비결로 다양한 보장을 하나로 통합한 상품설계가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여러 가지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소비자 불편함을 덜어주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소비자에게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자녀보험, 연금보험과 같은 성향의 상품 역시 장수할 확률이 높았다.

손보사 장수상품은 7~14년간 판매

삼성화재는 저축보험인 ‘슈퍼세이브’와 건강보험 ‘새시대건강파트너’가 장수 상품으로 유명하다. 이 두 상품은 2009년 출시돼 현재까지 7년째 판매되고 있다.

‘새시대건강파트너’의 경우 상해로 인한 사망과 고도후유장해 보상이라는 기본계약에 사망보장, 3대 질병(암, 뇌출혈, 심근경색) 등에 대한 선택계약이 가능하다. 아울러 특약을 통해 실손의료비 보장도 함께 가입 가능하며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배상책임을 담당하는 ‘가정일상생활배상책임’ 담보도 있다.

‘슈퍼세이브’는 보험기간 10년 만기 이상으로 가입한 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중도인출과 추가납입이 가능해 현금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보험료 납입면제 특약을 이용하면 기본계약의 보험료 납입기간 동안 상해사고로 80% 이상 휴유장해 상태가 되면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 출처=삼성화재

현대해상은 대표적 장수 상품 ‘굿앤굿 CI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2004년 5월 출시된 업계 최초의 어린이 CI보험이다. 출시 후 지금까지 260만건, 1286억원어치를 판매해 업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수는 43만8370명(2015년 기준)인데 해당상품을 가입한 가입자수는 27만6093명으로 전체 대비 태아 가입률은 52.7%에 육박한다. 태아 10명 중 5명은 현대해상 굿앤굿CI 어린이보험을 가입한 셈이다.

이 상품은 기본적인 상해보장 이외에도 ▲선천이상 특약 ▲정신적 장애진단 특약 ▲미성년 성폭력피해 특약 ▲학교폭력특약 ▲환경성질환 보장 ▲재진단암보장 ▲인큐베이터보장 등을 제공한다.

▲ 출처=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2008년부터 판매하는 어린이보험 ‘KB희망플러스자녀보험’이 가장 오래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영유아기에 발생할 수 있는 출생위험과 선천성 장애부터 골절‧화상 등의 상해, 각종 질병과 암까지 자녀 ‘생활리스크’를 통합 보장한다.

메리츠화재의 연금저축손해보험 ‘노후생활지킴이보험’은 2002년에 출시돼 현재까지 무려 14년째 판매되고 있다.

이 상품은 실세금리를 반영한 공시이율(2016년 8월 기준 2.5%)와 연동해 적립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메리츠화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세제혜택과 계약자 배당에 따른 추가연금(증액연금, 가산연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

통합보장‧장기수요 높은 분야 공략

이들 상품은 소비자들의 장기수요가 높은 분야에 출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의 경우 노후대비를 위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반영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올 9월 기준 111조2000억원의 적립금 규모를 기록했으며 2006년 이후 연평균 74.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노후대비 자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반증이다.

자녀보험 역시 아이의 위험을 보장하고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요가 높다.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들어가는 양육비는 평균 3억5528만원에 육박한다.

통합보장 역시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다. 다양한 보험을 하나하나 가입하는 것보다 하나의 보험을 가입하는 게 관리하기가 더욱 편리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장수상품의 비결 장기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설계할 때 한정적인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콘셉트를 잡은 ‘콘셉트형 상품’의 경우 그 집단의 수요가 충족되면 금방 인기가 시들해지게 된다”며 “반대로 자녀출산, 노후대비와 같은 장기시장의 경우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상품 역시 오래 판매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한방보험이나 치아‧안면보장보험과 같은 상품군은 시장이 금방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이런 경우 새로운 상품이 출시될 때 특약 형태로 포함돼 버리는 식으로 상품이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 선점도 중요한 요소라는 의견도 나왔다.

손보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의 경우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막 시장이 태동되는 시기에 보험이 출시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긍정적이었다”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이후 다시 입소문을 타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