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요즘 몇 회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사과 형식이나 메시지 하나하나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저렇게 잘하는데, 메시지의 한계인 것인지 효과가 없다는 느낌은 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분이 가지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에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차이를 좀 더 설명하고 싶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초부터 최후까지 그에 대한 관리 전반을 진행하는 활동을 ‘위기관리’라고 합니다. 알기 쉽게 비유하면 불을 끄거나, 사람을 구출해서 이송하거나, 기름때를 제거하거나, 제품 리콜을 하거나, 환불이나 회수를 위해 고객 방문을 하거나, 찾아다니며 사과를 하거나, 소송을 걸거나 하는 활동들, 즉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실행하는 모든 활동들이 위기관리입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주체가 위기 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당 위기를 정의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그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 현재는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개선이나 재발 방지를 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대응해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것인지 등에 대한 말 그대로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입니다.

만약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된 위기관리를 두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담당들의 역량이나 다른 일선의 장애들이 있었던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오직 가정이지 그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수 케이스는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위기관리가 제대로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잘못된 위기관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이었다면, 이는 어떻게 보면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의미와 비슷합니다. ‘말로 위기를 모면했거나, 현혹시켜서 넘겼다’는 것 외에 다른 의미를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런 케이스 또한 현장에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많이 원할 수도 있는 경지(?)이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게 아닙니다.

몇몇 기업의 사과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좋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는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함부로 임하다가는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화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 같은데, 왜 그 효과가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필자는 그 원인을 위기관리 활동 그 자체에서 찾고 싶습니다. 과연 그 기업이 제대로 된 초기 조치를 잘 취하고 나서 사과를 했는가?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위기관리 활동을 제대로 한 뒤에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은 여러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 부분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위기가 발생하고 난 후 이해관계자들의 사과나 해명 요구가 있었을 때 해당 기업은 어땠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하다 생각하는 시기에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검도 필요합니다. 아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력이 반감되었다면, 이상의 여러 문제들이 선행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는 대략 이렇습니다. 최초 위기발생 직후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았던 경우(쉬쉬함), 이해관계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자 뒤늦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 오락가락 갈팡질팡 정확하지 않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 입니다. 제대로 위기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죠.

또한 전략적이지 않아 실패할 수밖에 없도록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 위기관리 주체들이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해버리는 경우, 이해관계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들과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위기관리 활동들을 먼저 제대로 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기업 내부에서는 이전 또는 현재 진행 중인 위기관리 활동의 건전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이 먹히지 않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원인은 위기관리 활동 자체에 있습니다. 만약 위기관리 활동 자체가 없거나 부실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는 버리십시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하는 수단이자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