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과전문 문성병원 서순천 병원장

진료실에 나서는 아침부터 뜨거운 무더위를 실감한다. 요즘 날씨처럼 심한 더위에 과도한 땀, 부족한 수분섭취 등으로 탈수가 되는 경우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뇌졸증 발생이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고령의 환자들에게서 겨울 못지않게 뇌졸증은 종종 발생한다. 뇌졸증은 뇌혈관이 막혀서 오는 뇌경색증과 뇌혈관이 터져서 오는 뇌출혈로 나뉘며, 둘 다 한쪽의 마비, 언어‧보행‧기억력‧의식장애, 두통, 오심(메스꺼움), 구토 등의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뇌졸증은 일종의 신호와 같은 전조증상을 미리 보여주니 질환에 대비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냥 대수롭지 않은 감기몸살로만 여기고 ‘감기약 먹고 하루 이틀 쉬고 나면 낫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병을 더 키우는 경우를 많이 봤다.

흔히 볼 수 있는 전조증상은 어지럼증, 갑자기 한쪽 수족이나 얼굴에서 이상감각 즉 전기에 감전되거나 마취한 듯한 느낌이나 저린 현상, 말이 갑자기 어둔해지거나 전화 속 상대방이 예전의 목소리와 다르다고 느낄 때, 어제 오늘 그리고 최근의 기억들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거나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울 때, 물체가 흐려 보이거나, 두 개로 보이거나, 한쪽이 보이지 않거나, 이러한 증세들이 몇 분 혹은 몇 시간 지속되다가 없어지는 것들이다.

이러한 증상들이 반복해서 생긴다면 ‘지금 당신한테 곧 뇌졸증이 오니 최대한 빨리 예방하세요!’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사람이 참으로 어리석은 것은 이러한 경고의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무시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은 감기몸살로만 여기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악화시킬 때가 많다.

이러한 전구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신경과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가 점검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졸증은 전구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가장 치료효과가 좋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뇌졸중의 위험 인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저밀도지질단백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이다. 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하여 뇌졸증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증을 일으키기에,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정기적인 혈압, 혈당,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뇌졸증은 일단 발병하면 크고 작은 후유증을 남기므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는 첨단화된 의료장비를 이용하여, 뇌졸증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혈관 즉 목을 통하여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의 협착유무를 확인하는 경동맥초음파 검사, 뇌혈관의 상태를 직접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혈관촬영술(MRA), 뇌혈관의 역학적인 혈류의 흐름을 측정하는 뇌혈류검사 등으로 더 정밀하게 뇌혈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뇌혈관의 협착정도와 뇌혈류의 장애여부를 판단하여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는 예방법이 가장 실질적인 치료법인 동시에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뇌졸증의 예방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자신이 속한 사회, 그리고 국가를 건강하게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국가와 사회는 뇌졸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