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2028년이면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의 가장 비중이 높은 40대가 고령인구가 되는 25~30년 뒤엔 전체 인구의 약 40%인 2000여만명이 고령인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이들이 편안히 여생을 즐기는 한가로운 노년을 맞지 못한다는 데 있다. 여전히 빈곤하고 아직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은, 우리나라, 일본, 미국이 모두 비슷하게 직면하는 사회 경제적 문제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2018년 75세 이상 고령층 중 약 10%에 해당하는 200만 명이 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이들이 은퇴하지 못하는 이유가 생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후에 대비해 투자했던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떨어진 탓도 있지만, 여저히 돈이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즈가 12일 블루 칼라 고령 노동자의  대안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처럼 스티브 과달러프씨도 다양한 직업을 겪었다.

그는 금년 나이 68세이고 마이애미에 산다. 그는 처음에 공군의 인사담당부서에서 사회 일을 시작했다. 1983년에 공군을 떠나 자신의 기술 경험을 살려 은행 데이터 센터로 직장을 옮겼다.

이 직장이 80년대 후반 사라지자, 건설 회사로 옮겼다가, 마지막에는 마이애미 뱁티스트 병원의 6층 건물 관리인 일을 했다.

그는 “사다리를 오르내리다 보면 집에 와서 녹초가 되었지요”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 일을 더 계속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막내가 아직 대학을 다니고 있어 그는 아직 소득이 필요했다. 2000년에 그는 건물 관리직에서 병원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안내 데스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건물 구조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을 좋아했다. 건물 관리직이 보수는 더 높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이 일이 내가 80세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블루 칼라 일자리는 힘든 작업이다. 대부분의 블루 칼라 노동자는 나이가 들면 자신의 몸이 그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게다가 대부분의 회사들은 나이 든 노동자를 고용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블루 칼라 노동자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은퇴를 원하지도 않는다.

해결책은 그런 사람들을 무거운 짐을 들지 않아도 되면서 그들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물론 보수는 더 적어질 수 있다.

한 가지 대안은 멘토십(mentorship,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의 지위)이다. 용접공, 기계공, 기타 기능 노동자들이 줄어드는 가운데, 도제 프로그램은 나이 들고 경험 많은 사람들에게 덜 힘든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

클리브랜드 재단의 로버트 에카르드트 부사장은 “블루 컬라 은퇴자들은 자기 분야에서 헌신한 사람들”이며 “젊은 블루 칼라 근로자들에게 멘토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지난 수 십년 동안은 블루 칼라 노동자들에게 힘든 시기였다. 미국의 굴뚝 산업은 저비용의 국제 경쟁에 크게 타격을 입었다. 많은 회사들은 국내 공장의 문을 닫고 저비용 지역의 해외로 나갔으며, 일부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은 채택하며 노동력을 크게 감축했다. 기술의 발달은 어떤 직업을 사라지게 하기도 했다. 일자리를 옮기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 사회와 기술 대학들은 몇 년 동안 기술 인력을 교육시키고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인력관리 센터 피터 카펠리 소장은 “실제로 블루 칼라 인력이 대안 직업(alternative career)을 갖도록 돕는 것이 더 쉽다”면서 정부의 지원도 그런 방향에 맞추어져 있다고 말한다.

이런 시스템들이 나이 든 노동자들이 힘이 덜 드는 일자리를 구하려 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다.

미네아폴리스의 던우디 기술대학(Dunwoody College of Technology) 리치 와그너 총장은 전기공을 예로 든다. 전기공 일은 사다리를 오르고 내려야 하며 장비를 끌고 배선을 설치해야 하는 일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면 전기 프로젝트에 대한 프로젝트 감정인(estmator) 자격을 따러 던우디 기술대학을 찾는다. 와그너 총장은 “전직 전기공은 매우 훌륭한 감정인”이라고 말한다.

전문 자영업도 또 다른 대안이다. 일반적으로 대졸자 근로자들이 50대 이후에 자영업을 하는 갓이 보통이지만,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의 10%는 대학을 다니지 않은 근로자들이다. 비록 수입은 줄어들어도 자영업의 가장 큰 이점은 근무에 융통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 아나니아는 지금 피츠버그에서 오토바이 레이싱과 수리업을 한다. 그는 결혼하자마자 비행기 기계공이 되어 노스웨스트 항공(지금의 델타 항공)의 기계공으로 21년 동안 일했다. 2005년 파업이 실패하자 그는 노스웨스트로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그의 어릴 적 꿈을 살려 빈티지 오토바이 수리업을 시작했다. 그는 이제 50대 후반이다. 그는 이 일을 오랫 동안 할 계획이다.

50대나 60대 초반의 대학을 졸업한 근로자들이 월급 받는 직장을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직업으로 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65세에서 69세 노인들의 노동 시장 참여율도 크게 늘었다. 남성의 경우 1995년에 26.7%에서 2015년에 30.3%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여성은 17.9%에서 24.2%로 증가했다.

대학을 나온 사람들만 직장 생활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다.

스터드 터켈은 블루 칼라 근로자로서 자신의 직장 생활이 녹녹치 않았음을 고백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으로 인해 생기는 품위와 자부심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크게 호평을 받고 있는 ‘알한다는 것’(Working)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게 있어 일한다는 것은, 매일 매일의 빵과 함께 매일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일이었고, 돈과 함께 남에게 인정받는 것을 추구하는 일이었으며, 무기력보다는 경이를 찾는 일이었다”

직장 생활 동안 몸은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일에 대해 할 얘기들이 훨씬 많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