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동시방영으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효과로 빛을 본 기업이 있다. 앞서 '김연아 귀걸이'로 대중에게 알려졌던 '제이에스티나(J.ESTINA)'다.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 송혜교가 하고 나온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제이에스티나는 면세점 판매 실적이 사상 처음 경쟁사를 추월했다. 2016년 기준 국내 전체 주얼리 시장은 6조원으로 추정되며 그 중 패션 주얼리 시장 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제이에스티나는 이 중 13%정도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시계로 시작한 로만손의 브랜드다. 지난 6월부터 로만손은 제이에스티나로 사명을 변경하고 기존 시계 중심 사업에서 액세서리, 핸드백 등 뷰티 사업 위주로 방향을 전환했다.

▲ 출처=유안타증권

"선택과 집중" 시계에서 주얼리 그리고 뷰티까지

제이에스티나는 1998년 손목시계 사업을 시작으로 로만손 브랜드를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 제이에스티나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은 주얼리 부문으로 주요 수익 창출원이 됐다. 2015년 기준 주얼리 매출 비중은 52.4%에 이른다. 다음으로 핸드백이 33.4%, 시계가 13.8%다.

주얼리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는 지난 2003년 런칭했다. 당시 '브릿지 쥬얼리(중가 액세서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핸드백은 제이에스티나 브랜드로 지난 2011년 새롭게 선보였다. 주얼리로 다져진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장 범위를 넓힌 셈이다. 제이에스티나의 핸드백 매출 비중은 2011년 7.6%에서 2012년 20.1%, 2013년 26.7%로 꾸준히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33%까지 확대됐다. 최근 중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핸드백 부문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계부문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42억원, 2015년 4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시계 부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올해 적자폭은 10억 내외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매출이 정체되고 있는 모습인데 장기적으로는 매출 비중도 10%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시계 부문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제이에스티나는 주얼리와 핸드백에 더욱 집중하려 하고 있다. 사명을 로만손에서 제이에에스티나로 바꾼 것도 사업 방향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얼리, 핸드백 이외에도 뷰티 토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2014년에는 '제이에스티나 레드' 브랜드를 새롭게 런칭했다. 제이에스티나 레드는 주얼리 뿐만 아니라 화장품에서 의류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제이에스티나 레드는 지난해 롯데 영플라자와 현대백화점 등에 입점했고 올해 약 10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이에스티나 레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1%의 성장세를 보였다.

사업 다변화를 꾀하는 제이에스티나가 주얼리와 핸드백 다음으로 뷰티 신사업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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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중국 시장, 매스티지에 주목하라

최근 제이에스티나 매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면세점 부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15년 기준 백화점이 57%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면세점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제이에스티나의 면세점 매출 비중은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5년에는 32%까지 증가했다. 면세점은 2016년에는 전년대비 67%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인 방문이 많은 신라면세점의 경우 경쟁사인 스와로브스키 매출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면세점 매출이 증가한 것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PPL(TV나 영화에서 하는 제품 간접광고) 효과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제이에스티나는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했다. 앞서 2013년부터 하이난도 면세점, 상하이 푸동 공항, 베이징 서우두 공항 면세점 등에 입점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닦아 둔 것이 중국 내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데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에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 백화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본격 마케팅을 전개 했으며 올해부터는 중국 2선 지역 백화점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더불어 티몰, JD 등 온라인·모바일 채널도 확장할 예정이다.

제이에스티나가 매스티지(Masstige) 기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뜻하는 합성어로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합리적 명품'이라는 뜻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무조건 명품을 소비하지도 않고 저가만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너무 저렴해 보이지 않는 중가 제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저가 제품이 너무나 많은 중국 시장에서 매스티지 시장은 최근 2~3년간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올해 최고 실적 달성할까

지난해 국내 소비 부진과 메르스 영향을 받았던 제이에스티나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사업 부문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올해 PPL 효과로 주얼리, 핸드백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 시계 부문 적자 폭 축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는 면세점이 전년 대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고 백화점 6.3%, 쇼핑몰 11.2% 등 전 유통채널에서 고르게 성장세가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주얼리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증권은 올해 예상 매출액 1755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은 무난히 초과 달성 할 것으로 전망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12년 15%, 2013년 14.4%, 2014년 12.9%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 4.1%로 떨어졌으나 2016년에는 16%대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수익률은 0.78%다.

PER(주가수익비율)은 65.84배로 업종 PER인 50.01배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후 실적 전망을 고려하면 고평가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PPL 효과가 최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이후 제이에스티나의 성장 가능성과 신사업 전망, 중국 시장에서의 지속 성장 전망 등은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